2008년 9월 4일 목요일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 계륵인가?

블루투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6년의 어느날이었다. 당시 내 가방 속에는 디지탈큐브 T43 PMP와 코원 U2에 딸려온 이어폰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 선이 조금씩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이 들었고, 결정적으로 볼만한 미드가 모자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그 담부터는 출퇴근할 때 그냥 음악만 듣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PMP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듣기가 어렵다. 음악만 들으려고 하는데 PMP를 손에 들고 다니기는 무겁고(T43이 300g 정도 된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는 선도 좀 짧고 걸리적거리는 등....

MP3P인 U2를 다시 가지고 다닐까 생각했는데, 이 녀석이 방치된지 어언 2년이 지나서인지 동작하지 않는 것이었다. 음... 그래서 생각했다.. 좋은 방법이 뭐 없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팀에는 자칭 얼리 어댑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최신 모델 구해서 몇달 정도 써보고 싫증다면 거의 구입한 가격에 되파는 솜씨 좋은 되팔이(자칭이다)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 새로운 기기에 대한 뽐뿌는 전혀 부족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요리조리 생각하다가 낸 아이디어가 블루투스였다. 블루투스가 되는 스테레오 헤드셋과 블루투스가 되는 핸드폰과 블루투스가 되는 컴퓨터가 만나면 환상적인 조합 아니겠는가?

그래서 질렀다. 에니콜 SPH B500은 디자인도 맘에 들어했던 녀석인데 블투에 뮤직 플레이어 기능에 외장 메모리도 지원하는 녀석이다. MP3P 겸, 휴대폰 겸해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낙점..

노트북은 도시바 Portege R200이다. 2005년 8월에 샀는데.. 두께가 최근에 나온 맥북 에어에 필적할만큼 얇다. 얇은쪽 9mm, 두꺼운 쪽 19mm, 무게는 1.2kg, 화면은 12.1인치 4:3 형태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블투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 거다.. 이 모델에서 좀 뒤에 나온 녀석이 모델명 205인데 거기에는 블투가 내장되어 있다. 억울했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내장시킬 수 있는 모듈이나 PC카드 형태로 나오는 거 등등... 그러다가 USB에 연결하는 블루투스 모듈을 찾았다. 이 녀석 역시 도시바에서 나온 거다. 암튼 아쉬운 대로 그걸로 해결했다.

그 담에는 헤드셋이었는데.. 참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는 도중에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블루투스 마우스도 하나 샀다. 로지텍꺼다.



헤드셋은 몇달을 고르고 골라서 결정한 것이 로지텍 프리펄스다. 이 녀석도 결코 가격이 저렴하거나 하지는 않다. 기능은 그냥 블루투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밖에 없다. 충전식이고, 넥밴드 타입이며, 헤드셋에는 볼륨 조절하는 기능밖에 없다. 단순함과 음질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아서 최종으로 이녀석을 골랐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아이팟 터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진작부터 했다. T43이 너무 무겁기도 하고, 음악을 듣는 용도로는 적합하지도 않는 등 갖다붙이자면 이유는 참 많다.

그래도 꾹 참고 있는 이유는 아이팟 터치 현재 모델은 블투가 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동글이도 있다. 로지텍 프리펄스는 아이팟에 최적화된 동글이를 제공한다.(아이팟 터치가 아니라 나노와 디자인이 잘 맞을 거 같은) 그러나 아이팟 켜고 헤드셋 켜고 동글이 켜고 각각 따로 꺼야 되는 불편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2세대 터치를 기다리고 있다. 2세대는 블투 내장일까? 아이폰으로 가고 싶기도 하지만 국내에 언제 들어올지 알수 없으니....

1년쯤 쓴 경험으로 블투 헤드셋이 꼭 좋은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있다. 좋은 점은 딱 하나다.. 무선의 자유... 거의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는 거..

불편하거나 제약 사항이 되는 점은 꽤 많다. 첫째 음질의 문제다. 아무래도 블투는 아직 이런 부분은 여지가 많다. 소리가 고저가 흐리고 가운데로 뭉치는 느낌이다. 약간 웅~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음악 전문가도 아니지만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것은 헤드셋 문제가 아니라 휴대폰안의 음원칩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둘째, 사용 시간의 제한이다. 이 프리펄스는 완충 기준으로 4시간 정도가 최대인 것 같다. 충전 케이블을 가지고 다니기도 귀찮은 노릇이니... 4시간만 지나면 이 녀석은 죽어버린다. 그럼 다시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하는 동안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어폰이나 그냥 헤드폰이라면 연결만 하면 되는데... 따로 충전도 시켜야 되고, 바닥나면 쓸 수도 없고...

세째, 구동시키는 귀차니즘이다. 헤드셋 켜고, MP3P 켜고, 동글이 켜고... 이런 식으로 동작시키는 건 꽤나 귀찮다. 끌때도 반대로 해야 되니... 이렇게 거추장스러우니 짧은 거리 이동일 때는 아예 켜지 않는다..(켜고 끄기 귀찮아서...)

9/9에 만약 2세대 아이팟 터치가 발표되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해 보고 있다.